금요일,
막내동생 깡슈기와 함께 연로하신 부모님 너무 힘들게 일하셔서
도와 드리러 가덕도에 갔다.
논 조금 윗쪽 솔밭 사이로는 거가대교 공사중
이곳 가덕도의 들녘에도 억새가 한창이었다.
동생과 내가 할 일은 볏단 나르기인데,
갱상도 말로 진도가리(긴~논)에서 탈곡기가 놓여있는곳까지
볏단을 어깨에 매고 나르는일이 쉬운일이 아니었다.
동생은 내 복장을 트집잡으며
아무리 봐도 농사꾼 같지않고 놀러온 아지매 복장이란다 ㅋㅋ
그래도 나중엔 촌띠기처럼 일 잘한다고 칭찬해줬다^^*
처음엔 볏단을 나르면서도 가끔씩 사진도 찍고 했지만,
한참 일하니 힘들어서 저 억새위에 눕고 싶었다
그래도 하늘도 보고~~
이때만 해도 동생과 나는 신나게 일하고 있었다 ㅋㅋ
해는 점점 서산으로 기울고 할일은 많고....
점점 무리하기 시작하는 깡슈기 ㅋ
얼굴이 빨개지고 땀이나기 시작한다.ㅋ
이렇게 짊어지고
저어기~탈곡기가 있는곳까지는 150미터 정도니
3분의 2쯤가면 힘들어서 어깨가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잠시도 쉬지 못하신다.
우리가 너무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아버지는 자식들 힘드실까봐
허리가 휘어지셔도 괜찮다 괜찮다 하시며
저 파란색 수레에 볏단을 한짐 올려서 끌고 가신다.
겨우 꼬셔서? 담배 한대 피며 쉬시게 하고
우리는 정말 열심히
볏단을 나르고
또 나른다...
서쪽 하늘로 해가 기울어 가고
아직도 못거둔 볏단들
아버지가 탈곡기 앞에까지 한짐 싣고 오시면
동생도 나도 가끔 빈 수레를 끌고 논에 가져다 드리기도 하고
아버지하고 잠시 대화할때면 동생 왈,
"아버지~ 우리 잘 낳았제?." 호호호 ~ 하고 웃으면
아버지는 입가에 미소를 가득 머금으시고
" 오냐~." 하신다.
나도 덩달아 "우리 깡슈기 안 낳아 주셨으면
심심해서 우찌 살뻔 했노 ~."하고
아버지와 셋이서 환하게 웃고
다시 열심히 일했다
저쪽 논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다 싣고 ~
이곳까지
아버지는 앞에서 끌고
나는 뒤에서 밀고 오며
"아부지~! 이제 이쪽논 마지막이넹 ~~."
그러자 아버지 말씀
"아이고~너거들 정말 욕받다."
"너거 안 왔으면 너거 엄마하고 아버지하고는 반쯤 죽었을끼다 하신다."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
가슴이 아팠다.
날씨가 좋은거 보니 다음날도 날씨는 좋을것 같다.
집집마다 탈곡준비로 한창이다.
결국 볏단 다 못나르고 갱상도 말로 한 도가리? 남겨놓고
집으로 오는길
하늘울타리 수박?도 찍고
버들강아지풀도 찍고 ..
요때만 해도 그래도 힘이 남아 있었다고 할까..,
다음날 초죽음 될 줄 모르고 ㅋㅋㅋ
억새도 찍고
호박도 찍고
깡슈기 신발이 일 열심히 한거 말하는데,
피곤함도 잊고 앙증맞은 꽃 담기에 열심이다.^^*
섬마을에 어둠이 깔리고 밤이온다.
저녁엔 호박넣고 생선넣고 만든 정말 맛있고 시원한 엄마표 생선찌개도 먹고
석류도 먹고
작은아버지가 주신 대봉도 먹고
다음날은 탈곡을 해야해서 바쁠거라고 조금 일찍 자리에 누웠으나
잠자리가 바뀐 동생과 나는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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