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산에

한해의 마지막 날을 부산의 명산인 금정산에서 ^^

심일행 2012. 1. 1. 01:15

 

2011년 마지막날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금정산 고당봉에 오르기로 했다.

 

지하철로 약속장소로 가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3명은 몸살이 났거나 개인사정으로 인해 불참 한다는 소식이다.

10시에 약속장소인 범어사역에 갔더니 친구 남의가 일등으로 와 있다.

잠시 뒤 대장님이 오셨고, 양산에서 명주친구가 오고 있다는 소식을 받았다.

 

 

 

오늘 번개모임 참석인원 4명

소띠 여자 3명에 오빠야 한 분 ㅋ

오늘 우리 3명을 책임지셔야 한다며, 키 크기가 거의 비슷한 여자 셋이서 대장님 뒤로 졸졸 따른다

 

 

 

친구끼리 ^^*

 

청룡암이 있는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잠시 절에 들러 대장님 돈으로 400원짜리 커피 한 잔씩 마시니 커피맛이 더 좋은것 같다.

한잔 더 뽑아서 나는 거의 두잔을 마시니 완전 행복만땅이다 ㅎ

 

커피를 마시다 보니 은행나무에 눈길이 간다.

범어사 경내의 사리탑 근처에 있는 수령 580년 정도 되었다는 은행나무다.

은행나무에 대한 여러가지 전설이 있다지만 기억에 남아있는 전설로는 노승 묘전스님이 어느 갑부의 집에 있는것을 이식하여

지금의 자리에 심었다고 하는데 워낙 큰 나무이다 보니 겨울이라 앙상하게 옷을 벗고 있어도 추워 보이지가 않는다.

 

그런데 저 잘생긴 은행나무에 흉터가 있어서 안타깝다.

10년전 모 스님이 나무 근처에 서식하고 있는 땅벌을 잡기위해 연기를 피운다는것이 그만 은행나무에 불이 붙어 타버려서

구멍이 크게 났는데 그 구멍난 자리를  메꾸어 놓고 보호수로 지정해 놓았는데 수술자국이 너무 크다...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말 못하는 생명이 겪었을 고통을 잠시 생각해보았다  

 

 

은행나무위에 까치들의 보금자리도 보인다. 나무가 튼튼하고 크니 까치집도 튼튼하고 크게 지은것 같다. ^^

 

 

계명암 입구에 붙은 현수막이 눈에 띈다.

:부처님 오신 날"은 많이 봤는데 "부처님 되신 날"은 처음 봐서 신기했다 .

다음에는 계명암에 가보고 싶다.

 

 

멀리로 고당봉이 보인다.

우왕~~ 언제 저기 도착하겠노 ~싶다. ㅎㅎ

 

 

이렇게 호젓한 산길을 편안한 마음으로 걷는다.

가끔, 대장님의 둘이 죽다가 한사람 죽어도 모를 웃기는 유머에 여자 셋의 웃음 소리에 나무들이 경기를 했을지도 ..ㅋㅋ

 

 

지난번 갔던 장군봉이 반가워서 한 컷 ㅋ

우리는 고당봉쪽으로 갔다.

 

 

열심히 앞서 가시는 대장님

 

 

시리도록 푸른하늘에 제트기가 하늘을 반으로 갈라 놓았다.

저 하얀줄에 빨래를 널어놓고 싶다.  얼마나 잘 마를까 ㅋ

 

 

느긋하게 산의 기운을 맘껏 받으며  걸었다.

소타나 형식으로 치자면 모데라토와 아다지오의 중간인 안단테 정도의 걸음 이라고 표현하면 될까..

고당봉은 아직 저 위에 있건만 시계는 벌써 정오를 지나고 있었다.

 

일단 밥먹고 가기로 하고 잣나무숲이 보이는 근처에 넓찍한 바위 하나 골라서 자리 잡고 식사 준비를 했다.

오늘의 별미로는 명주회장님표 우거지된장찌개 ^^*

 

 

이것은 민주표 재첩국

앗!! 국 그릇 안에 언제 나뭇가지들이 저렇게 많이 들어갔지?

재첩국 맛이 어쩐지 시원하더라니 ㅋㅋㅋ

 

어느 추운날에  썼던  글이 생각나서 옮겨본다

 

 

     재첩국 끓이는 아침


     술 한모금 마시지 않았는데도 속이 쓰리고 아린 아침
     가까운 부식가게로 달려가 재첩이랑 부추를 사들고 왔다

     내 엄지손톱 만한 재첩 들이 내손에 깔려 와글와글 비명을  질러대고

     나는 인정사정 볼것없이 크다란 뚝배기에다
     자갈을 붓듯이 와르르 쏟아넣는다


     뚝배기속에서 재첩들은 거품을 물고

    국물은 먼 하구의 엷은 비린내를 풍기며 서서히 끓어오르면

    다시 재첩을 건져내어 껍질과 알을 분리한다음

   속알맹이만 넣어서 다시 한소끔 끓인다

     뽀얀 국물위에 초록의 부추잎을 동동 띄우면
     초록잎이 국물속으로 풀려나와 안개처럼 몽롱하고
     알맹이들이 바닥으로 누워있다

     국이 완성 되었다
     국물을 마신다
     엷고 아득한 국물이다

     한술 또 한술....
     뚝배기가 가벼워 질때쯤 가슴속이 따뜻해지며

     몸속으로 국물이 안개처럼 퍼지는것 같다
     아...속이 다 풀어 지는것같다

     작은 생물이 내 아린속을 이리도 편안하게 풀어주다니...
     내 속을 편하게 해주고 내 입을 즐겁게 해준 재첩,

    제 임무를 완수하고 내입속에서 마지막 생을 마친

    재첩의 껍질까지도 예뻐보이는 아침이다

     오늘은 나도 재첩국같은 존재가 되어

    시린가슴을  가진 이들이게 따뜻함을 주고 싶다
     얼어서..시려서 뭉쳐있는 속을  다 풀어주고 싶다

 

 

밥 먹고 다시 또 산길을 오른다.

물이 흘러내리는 곳이 있는지 제법 긴 얼음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가니 한쪽에 완전 작은 썰매장이 있다.

그래서 동심으로 돌아가서 썰매도 타고 ㅋㅋ

 

 

이제 고당봉은 눈 앞에 있고, 왔던길 되돌아 본다.

앗! 철탑이다.~~~~

왼쪽 끝 찬바람을 안고 말없이 서 있는 철탑은 오늘도 우리가 밝은 세상속에 살라고 무한 사랑을 베풀고 있다.

철탑을 보는 순간 철탑을 볼때마다 늘 그랬듯이 소리쳐 외쳐본다.

고마운 철탑에게 경례~~~~꾸벅 ㅋ

 

 

 

저 길만 지나면 고당봉으로 오르는 철계단이 나온다

 

 

벌써 고당봉 정상엔 부지런한 산님들이 많이 올라가 있다 ^^

예전엔 고당봉 올라가기가 완전 겁났었는데 지금은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으니 좋다.

하지만 단점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정상에 오르는 바람에 복잡하고 내가 설 자리가 너무 작으니 그것이 흠이라면 흠.. ㅋㅋ

 

 

누가 이렇게 큰 바위를 이렇게 높은곳까지 ..ㅎ

 

 

한때는 이런 줄을잡고 신나게 오르며 비실거리며 오르는 여자친구들과 산행할땐 줄을 잡고 가뿐히 오르며 잘난척 뽐내기도 했는데

 이제는 완전 게으름뱅이가 되었나보다 ㅋㅋ

배 부르다는 이유로 쉬운길로 오른다 ^^*

 

 

하늘과 산과 나무와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좋은사람들...

 

이곳에 서서 멀리 내려다보니 마치 내가 지금 피안의 세계에 머물고 있는 듯 하다

 

 

철탑이 여러군데 보인다.

예전에는 송전철탑 때문에 사진을 망쳤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철탑이 장식으로 보이는게 꽤 오래 되었다.

이 모두가 전기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게 된 이후 부터이다. ^^

 

 

봄이 되어 저 바위옆에 진달래꽃이 만발한 모습을 상상해 본다

 

 

우리나라 100대 명산중의 하나인 금정산은 산세가 웅장하여 부산의 자랑거리중에 하나이다.

4계절 아름다운 금정산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는 시간 ^^

 

 

주봉인 고당봉을 오르기 전의 마지막 계단을 오른다.

점심 식사와 함께 오래된 약주 두잔을 마셨더니 눈이 가물가물하고 둥근 계단을 빙빙 돌며 올라가니

에구 어지러워 ~~@@@@#$%$!!

 

 

저 능선길따라 쭈욱~ 백양산까지 한번 가야징 ㅎㅎ

 

 

고당봉 정상에서 대장님이 한손을 번쩍 들고 계시는 모습이 멋지다.

완전 젊은 오빠야시네 ㅎㅎ

 

 

정상에 있는 바위

 

 

12월의 마지막날을 금정산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꽤 많은것 같다 .

오늘밤 금정산 대피소에서 야영을 하며 새해 아침 일출을 보러 온 사람들도 많을것 같다.

저곳을 지나 아래로 내려서면 금샘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고당봉을 내려와 금샘으로 가는길

 

 

우와~~~

 

 

또 우와~~~ㅎ

볼때 마다 감탄하며 입이 벌어진채로 지나갔다 ㅎ

 

 

0.2km만 가면 금샘이란다

 

 

 

변함없이 이곳에서 천년만년 살아갈 거대한 바위들

금샘을 보려면 밧줄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는 기억이 나는데 금정산을 오를때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금샘을 통과 했는데 이번엔 볼 수 있으려나...^^

 

 

우리가 올라 섰던 고당봉 정상을 아래에서 올려다 보았다

 

 

화엄벌과 북문 가는길

 

 

요렇게 생긴 바위도 있구요

 

 

요렇게 생긴 바위도 있어요 ㅋ

 

 

 

 

 

 

사진이나 한장 찍고 ^^

 

 

저렇게 좁은 바위 아래를 지나갔다.

 

 

금샘을 지나 범어사로 내려 오는 길인데 요기까지는 잘 내려 왔다 ^^

 

 

산죽밭이 있고 거대한 바위가 서 있고 바위끝에는 조각난듯한 바위가 걸려있는데 아래를 지나면 바위덩이가 금방이라도

머리위로 떨어질 것만 같아서 아찔하다

 

 

이 바위는 범어사 청룡암 쪽으로 오르다 보면 멀리로 보이는 귀두바위?인것 같기도 한데 너무 가까이서 봐서 그런지 방향을 뒷쪽에서 봐서 그런지

귀두바위가 맞는지 확실한지는 잘 모름 ㅎ

그냥 모양이 요상하게 생겼기에...^^::

 

 

이런길을 지나고나서 아무렇게나 길도 없는 숲길로 접어 들었다

길을 잘 내려오다가 북문쪽으로 가지 않고 하산하려고 하다가 그만 삼천포로 빠진 것이다.  

길이 없어지고, 박스 등을 포장하는 초록색 얇은 줄이 이어졌다 끊어지는 길을 따라 잠시 헤메고 다니다 보니  길을 잃고 너덜겅을 만났다 ㅎ

지질학에서는 물리적 풍화작용으로 암석이 떨어져 산비탈 등에 쌓인 것을 테일러스(talus)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너덜겅이나 줄여서 너덜이라고 한다. 

내가 살던 가덕도에서는 지도모양의 너덜지대가 있었는데 가덕도 사투리로 "너덜겅"을 너덜깡" 이라고 했다.  

크고 작은 돌띠 틈을 이리저리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다가 보니 더 이상 전진이 어려워 가로질러 가다 보니 작은 탠트가  보였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려니 생각하며 폰카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완전 살쪄서 새끼 호랑이 닮은  뚱띠가

갑자기 탠트 안에서 뛰어 나오더니 저쪽으로 달아나는데 자세히 보니 야옹이다 ㅋ

 

야생 고양이려니 하며 다시 폰을 천막집으로 겨냥하여 찰칵 소리가 나는 순간, 천막집에서 아저씨가 확 나오는데..

앗!! 깜딱이야!!!

 

아저씨는 우리 일행을 보더니 길도 없는 곳으로 내려온다고 버럭버럭~~~^^::

일본이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작업을 한다나 뭐라나.

자세히 설명을 해주던지 알아듣지도 못할 빠른말로 속사포를 쏘듯 쏘아대니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고 일본이란 말만 들린다.

금정산이 자기산이가? 왜 버럭인지...ㅠ.ㅠ

 

천막집에도 5개국어에 능통한분인지 모르겠으나 뭐라고 써 놓았는데 당췌 알아볼수가 있어야 말이쥐

한글로 쉽게 써 놓으면 어디가 덧나는지...도를 닦던 글을 쓰던 금정산을 위해 좋은일을 하건 그건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지

왜 길 잘못들어서 헤메이는 우리한테 소리를 지르시냐구요~~~

잘난척은...됀장....ㅠ.ㅠ

나도 잘났거등요..칫!

 

그래도 범어사로 내려오는 길을 알려주셨으니 감사^^*

아저씨! 공부하시는데 길찾는다고 떠들어서 미안합니데이~~^^*

 

 

길을 찾아 내려오다 보니 너덜지대 근처에 누가 쌓은 것인지 정성스럽게 돌탑들을 쌓아 놓았고

자세히 보니 98년 오월에 박흥섭씨가 돌에 새겨놓은 글이 있다. 설마 아까 그분이???

 

 

전에 들은 이야기로는 누군가 약 10년전부터 이곳에 돌탑을 쌓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기억이 나기도하고

요즘은 돌탑 쌓는이가 안 보인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친구들이 탑들을 보며 지나가고 있는중 ^^

 

 

여기저기 쌓은 돌탑을 보며 잠시 이런 산속에 혼자 말없이 정성스럽게 차분한 마음으로 돌탑을 쌓은 사람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

기쁨 보다는 슬픔이 더 많았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탑이 있는길을 벗어나니 범어사로 내려가는 제 2등산로가 나왔다

 

 

넓고 평평한 바위가 나오자 멋진 밥상이라고 저마다 한마디씩 하는데 대장님이 30인분 밥상이라고 하여 모두 ㅋㅋㅋ

 

 

대성암을 끝으로 산행을 마치고

 

 

이 다리를 지나지 않고, 청룡암 쪽으로 내려와 범어사로 발걸음을 총총

*

*

12월의 마지막날의 산행에 함께 하신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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