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이번에도 우리집 대표로 나 혼자 엄마집에 가게 되었다
추석날에 엄마집에 가보는것은 처음이라 기분이 조금 이상하다
한손엔 선물보따리 무겁게 들고 한손엔 우산쓰고 깡수기와 만나기로 한 곳까지 가는동안
비는 세차게 내리고 몸살기운이 돌더니 한기가 느껴진다.
길치라 깡수기가 오라는 길을 한번에 못찾아서
비맞은 강세이처럼 젖어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겨우 깡수기를 찾으니 어찌나 반가운지 ..^^
차에 냉큼 오르니 조금 살 것 같았다.
엄마집 도착해서 밥을 먹는데 큰동생 땡갈이가
전어회와 오징어를 우리줄려고 직접 잡아왔다고 공갈친다 ㅋ
엄마표 밥상에 둘러앉아 전어회 오징어 데친거 실컷 먹고
큰동생 작은동생부부 아버지 엄마표 선물 한차씩 싣고 처가집으로 갔다
가져가는 짐들이 하도 많아서 장날에 풀어 놓으면 돈되겠다 ㅋㅋ
제부는 연대봉 간다고 비사이로 막가고
깡수기랑 나랑 아부지하고 엄마하고 넷이서 놀다가 자다가..^^
저녁해가 떨어질 시간에 비도 오는데 연대봉 간 제부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서
엄마하고 깡수기하고 셋이서 제부찾아 길을 나섰는데 중학교 운동장에가니 제부가 막 도착해서 있다
그래서 엄마하고 우산쓰고 사진찍기 놀이중 ㅋ
저녁에 깡슈기가 낚시가자고 해서 차타고 나가서 미끼사가지고 낚시하러 세바지에 갔다
아버지보고 낚시 가자고 하니 전날에 고기 안 잡히더라고 안 가실려고 일부러
아~아~ 하시며 아픈척 하시고 그래서 우리끼리 가기로 했다 ^^
먼저 도착해서 낚시중인 고모집 사위 김서방은 벌써 감성돔에 까지매기도 잡아 놓았다
깡수기는 고기잡고 제부는 차안에서 자고
나는 심심해서 혼자 코스모스도 찍어보고 다대포 불빛보고 놀다가 샐카질도 하고 ㅋ
드디어 깡수기 쬐끄만 고기 한 마리 낚았다
연이어 장어 한 마리도 낚았는데 장어는 무서워 하는 깡수기
아버지 안 계시니 장어를 낚아가지고 못먹는 물뱀인지 아닌지 확인하더니
장어가 맞네 하더니 몇 번 이나 입에걸린 낚시바늘을 빼보려고 망설이더니
할 수 없는지 자기 형부에게 도움을 청한다 ㅋ
아버지하고 같이 안 오니 장어 잡힐때가 문제라고 투덜거리면서 ..^^
제부가 장어입에서 낚시바늘을 빼주고는 또 고기 잡으러 가버린다
이번엔 장어를 통에 담아야 하는데 그것도 못 담는다
할 수 없이 또 머리를 굴려서 나보고 통을 잡으라하고
깡수기는 통 뚜껑으로 빗자루 썰듯 통에다가 썰어내린다
순 엉터리 낚시꾼이다 ㅋ
고기 두어마리 잡더니 또 장어가 올라왔다
이젠 제부도 멀리있어서 아무도 장어입에서 낚시바늘 빼줄사람이 없다
나는 타고난 겁쟁이라 나한테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으니 천만다행이라고 할까 ㅋ
낚시줄에 장어를 달고 망설이던 깡수기 큰 마음을 먹었는지
장어를 모래바닥에 눕히고는 한참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고기담는통 뚜껑을 잡더니
장어 대가리만 보이게하고 통을 장어몸에 덥고 발로 밟고
장어입에서 낚시바늘을 꺼내는 시도를 하는데 몇번이나
으악 으악~ 소리를 지르며 "이놈의 장어는 힘이쎄서 말이지.." 하며
뒤로 물러서기를 서너번 겨우 낚시바늘을 꺼내고
등에걸린 낚시바늘도 꺼내는데까지는 성공했는데
또 통에 담는게 문제다
"언니야 이리 와봐라" 하며 내게 도움을 요청한다
으이그 심장 떨려서 안하다고 하고 싶지만
후환이 두려워서 슬금슬금 가니 통을 눕히라고 한다
모래칠갑을 한 장어를 모래와 한무더기로 통에 쓸어넣는데
성공하고는 좋아라 한다
장어는 작아도 엄마가 좋아하는 거라고 하며..^^
고기는 조금 잡히는것 같은데 빗줄기가 굵어져서 내가 가자고 졸랐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논에서 뛰어다니는 노루도 보고
디카를 들이대었지만 어두운 밤이라 금방 노루의 모습은 사라지고 말았다
집에온 깡수기 아버지하고 나보고 내일 새벽 다섯시에 고기잡으러 가자고 한다
나는 가기싫어도 응 하고 대답했는데 아버지는 또 가기 싫으셔서
아~아~하며 갑자기 아픈척 하신다 ^^
누워계시는 아버지 배에 깡수기 손을 올리고 장어가 기는 시늉을 하는데
이번엔 진짜 아픈표정을 하시는 아버지
얼마전 담석증 수술하신 자리 아직 다 아물지 않아서 아프신데
장난끼 많은 깡수기는 아버지 수술하신거 깜빡잊고 그만 ...ㅎ
이제 자자~
깡수기부부 잠 잘오는방 한방 차지하고 나는 아버지 엄마하고 셋이서 잤다
그렇게 좋은 엄마 아부지옆에서 자도 잠자리가 바뀌니 잠이 안 온다
혼자서 막 굴러다니면서 자는 버릇이 있으니 신경이 쓰여서 그런지...^^
다음날 아침에 아버지 아는분이 고기를 주셔서 맛있게 실컷 먹었다
숭어포를 뜨는 깡수기의 손놀림이 제법인데 포를 뜨다가 하는 말
"숭어 심장이 팔짝뛰는것이 느껴진다" 하더니 뼈에 붙은 고기살 발라서
초장찍어 입에 쏙 넣더니 오물거리며 쫄깃하니 맛있다 한다
그러더니 내입에도 넣어준다
난 심장 뛰는고기 싫은데..ㅠ.ㅠ
아무튼 장어국에 숭어회 병어회 실컷 먹었다
전날에 전어회까지 먹은걸로 치자면 횟집가면 나혼자 먹은것만 해도
돈이 꽤 많이 나올것이다 ㅋ
밥 다 먹고 아버지가 끓여주시는 커피까지 한 잔 하고 나니 깡수기 갑자기 세금 거두기 시작한다
엄마 아버지 그리고 나 한테 거둔 동전이 꽤 된다
저거 가지고 가서 깡수기 저금통에 들어간다
십년전에 가게 할때도 파리 한마리에 백원씩쳐서
몇 백원씩 파리잡은 값을 주곤 하던생각에 웃음이 났다 ^^
깡수기하고 감나무밭에 가는 길
아버지는 오토바이타고 먼저가시고 제부도 먼저가고
뒤에서 사진 찍고 천천히 가다가 갑자기 깡수기가 무섭다고 해서
둘이서 뛰어가는데 눈앞에 제법 큰 뱀이 몸을 비틀며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다
으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눈을감고 뱀을 통과하여 지나갔는데
뒤에 오던 깡수기는 소리를 지르며 마을아래로 내려가 버린다
마을 다 내려갈때까지 소리를 지르며 가는데 얼마나 웃으운지 ㅎㅎ
깡수기 데리러간 제부도 안 돌아오고 아버지하고 둘이서 감나무밭에 있는데
뱀이 나올까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이 풍경들이 너무 좋다
하마터면 뱀때문에 못 볼뻔 했던...
아버지는 겁쟁이 딸들을 낳았다고 혀를 끌끌차시더니 갑자기 얼굴이
환해지시며 나를 부른다
사과가 병들어 다 떨어지고 마지막 남은거 몇 개 차례상에
다 따서 올리셨는데 한개가 안 보이는곳에 달려있다고
내게 주시며 다 주인이 있는가보다 하셨다
호박따고 아버지 오토바이타고 집에 오는 길에 뱀 나올까봐
아버지 옆구리 꽉 잡으니 아버지는 나 겁먹은거 눈치채시고
뱀 없다~하시며 샛바람이 불려고 하면 뱀이 나오기도 한다고 하셨다
초등학교에 있는 은행나무에 올해는 열매가 많이 달렸다
엄마집 호두나무는 올해 해걸이인지 날씨탓인지 호두수확이 없다
해마다 호두 많이 먹었는데 ...
엄마집 작은 마당에는 고추가 말려지고 깡수기 고추날리기 놀이중 ㅋ
아버지 엄마 깡수기 나 넷이서 합동 사과즙짜기중 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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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즙을 두잔이나 먹고 한보따리씩 메고 들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아버지 어머니
항삼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착한 동생들과 올케들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제부
모두 사랑한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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