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해 이렇게 햇볕이 따가운날에 인터넷에서 본 주소로 무작정 양동마을을 찾아갔던 적이 있었다.
경주 시외버스 터미널 맞은편에서 버스를 타고 갔는데 금방 나올줄 알았던 양동마을은
가도가도 끝이 없는것처럼 길게 느껴졌는데 아마도 멀미를 심하게 한 탓이었던것 같다.
그날엔 인적이 없는 버스 정류소에서 내려서 잠시 서성이고 있다가 버스를 타러 가는 사람이 있어서
저~기 보이는 양동마을 민속촌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 보니 걸어서 15분에서 20분쯤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도로를 따라 걸어가는데 도로 양 옆으로 난 풀밭에서 뱀이 기어나와 기겁을 하고
걸음아 나 살려라~하고 달리기도 했다.
중간쯤 가다보니 도로를 건너다 미처 건너지 못하고 교통사고를 당하여 납작하니 누워 있기도 해서
그날 나는 양동민속촌에 갔지만, 마을을 다 둘러보지도 않았고 버스도 자주 안 다니는 그 길을 돌아올것이 걱정이 되어
민속촌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크다란 은행나무 아래 평상에 앉으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난 기억과
사물놀이 연습장에서 들은 장구소리와 꽹가리소리만 아직도 귀에 쟁쟁할뿐이다.
그런데~~
몇 년 만에 다시 찾은 양동마을은 예전보다 많이 달라져 있었다.
진입로도 깨끗하게 되어 있었고, 뱀도 보지 못했다.
넓은 주차장에서 대형버스들도 몇 대 보였고, 36도의 무더운 날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 민속촌
월영 손씨와 여강 이씨의 양대문벌로 이어 내려온 마을이다.
관가정 방향으로 가다 첫번째 만나는 집은
한과와 식혜등을 파는 초가집이다소박하고 정감있는간판에 끌리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몇년전에 이런곳이 있었는지 기억에 없다. 아마 그때는 없었던 것 같다.
시골 젊은 아낙네가 한과도 팔고, 식혜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생수 작은병 한 병 넣어서 2천원이다.
평상에 걸터 앉아 식혜 한 잔 마시면서 방안을 둘러 보니 살림을 살고 있는 집이다.
방 내부는 어릴 적 내가 살던 집 방안의 풍경과 똑 같았다.
정겹기는 하지만 에어컨도 없고 깔끔하게 옷을 넣어 정돈 할 수 있는 장농도 없고
오늘처럼 이렇게 더운 날, 이런집에서 지금 살라고 하면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조금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높은곳에 암 수 정다운 은행나무가 양동마을을 더욱 멋스럽게 해준다.
시골 우리집에서 일분 거리인 초등학교 입구에도 몇 백년은 된 은행나무 한쌍이 있는데
은행나무는 신기하게도 항상 부부가 함께 있는것 같다.
왼쪽이 열매를 맺는 암나무이다.
이 나무들은 어떻게 사랑을 하나?
쳐다보고만 있어도 아기가 생기나?
참 신기하다 ㅎㅎ
몇 년전에는 아가씨들이 쉬고 있는 저곳에 작은 평상이 있었고, 그 아래엔 연로하신 할머니와 들에 갔다가 돌아온
장화신은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때 할머니의 집이 저기 보이는 저 집의 할머니셨던걸로 기억하는데 할머니는
아직도 살아 계실까..
얼마나 많은 추위와 더위를 이겨 내며 살았을까 울퉁 불퉁 튀어 나온 뿌리들이 안스럽기도 하고,
가만히 들여다 보니 우리 부모님의 손등에 툭툭 불거진 혈관같다.
살아 있어 울퉁불퉁 뿌리마저도 아름다운..
우리 외할머니집 같다.
댓돌위에 하얀 고무신 가지런히 놓여 있고 마당엔 온갖 꽃들이 피어 있어 아름다웠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면 눈부시게 새하얀 머리와 가지런한 치아로 박꽃처럼 환하게 웃으시던 외할머니가
우리를 반겨주실것만 같다.
너무 더운 날씨탓인지 주차장이 복잡지 않다.
저 위에 보이는 건물이 관가정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이다.
옛날엔 저곳에서 안강평야에 곡식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정자라고 한다.
부러질듯 휘어진 고목 향나무
양동마을 전경
저기 보이는 기왓집 건물이 '향단" 인데 1543년 중종의 명으로 만들어 진 집이라고 하는데
안으로 들어 갈 수 없어 아쉬웠다.
도로도 잘 닦여 있다.
가게에 오신 손님이 저 멀리 보이는 산을 저장하고 있으면 좋다고 폰으로 보내달라고 하셨다. ^^
진짜일까? 나도 한장 저장해놓을까 말까..ㅎ
현재 가서 살라고 하면 이집이 맘에 든다.
다른 예쁜집도 많지만 이집에 있는 방충망이 맘에 들어서 ㅋ
어느집 마당가에서 본 하수오
약초공부를 할때 하수오는 적하수오와 백하수오가 있다고 배웠는데
요렇게만 봐서는 적하수오인지 백하수오인지 구분을 못하겠다
고로 나는 엉터리 약용식물관리사 ㅋ
내친구가 이동네에 한 명 살면 좋겠다.
올 자리도 없지만 올 수만 있다면 내가 이마을에 이사오면 좋겠다.
우리 엄니가 시골서 고생하시고 사시는게 한이되셔서 나는 모심기도 안해보고
공주처럼 곱게 키워 주셨다. 그래서 모심기는 서툴지만 양파심기 마늘뽑기등
밭일은 일등일꾼이 될 자신이 있는 나
이곳에서 간간히 들일도 도우고, 식혜도 팔고 김밥도 팔면 굶어죽지는 않겠는데..
근데 이곳 양동마을에 은진 송가인 내가 설 자리는 없넹 ㅋㅋ
지인 한분이 말씀 하시길 이곳 양동마을에는 낮에 와도 좋지만 달빛이 고운밤에 오면
고요하고 은은한 달빛에 비친 마을을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다고 하시며 꼭 달밤에
한번 가보라고 하셨는데 달밤에 오기가 어디 그리 쉬우랴
잠도 자야하고 ㅎㅎ
초가집 마당에 자가용도 보이고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는 곳
구루마가 있다면 더 어울릴텐데.. ㅎ
더워서 동경이는 찾지 않고 이곳에서 동경이에 대한 글을 보고 있는데 오래 서 있기가 힘들었다.
왜냐면 바로 옆에 닭집이 있어서 닭 응가 냄새때문에 속이 울렁 흐엉 ~
초원식당 입구에서 한 컷
분위기 좋은데 에어컨은 있을까? 설마 식당인데 에어컨이 없겠나?
이런생각을 하며 사진만 찍고 통과
아까보고 또 보고
또 언제 올지 모를 양동마을을 뒤로 하며 한 컷
참 아름다운 양동마을,
마음속에 오래오래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발가는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대만여행 ^^ (0) | 2016.04.25 |
|---|---|
| <부산 가볼만한 곳> 다대포에서 나 완전히 새 됐어~ (0) | 2012.09.09 |
| 경주 가볼만한 곳 <산내면 대현리 동곡마을> (0) | 2012.07.12 |
| 부산근교 가볼만한 곳 < 언양 작천정 계곡> (0) | 2012.06.16 |
| 경주에 꽃비가 내리던 날 (0) | 2012.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