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에서

안개속에 가덕도에서...^^*

심일행 2011. 5. 21. 20:13

지난 어버이날에 가덕도에 갔다

그 옛날 바다 한가운데 둥실 떠 있던 내고향 가덕도가 지금은 너무나 변해있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계시니 나에겐 가장 편안한 곳이다.

 

현관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엄마~~아부지~~

목을 빼어 부르고서야 현관문안에 들어서서 손을 잡고 포옹하고 이산가족 상봉을 한다.

딸 둘을 위해 숭어회도 준비하시고 강된장에 쌈, 장어국에 돌나물김치, 이것저것 준비하셔서 한상 차려주신다.

 

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두 남동생들과 올케는 미리 다녀가고 또 석가탄신일에 부모님을 찾을거라서 오늘은 깡수기와 내가 대표로 참석 ^^

 

엄마는 밭에 콩심고 깨심으러 가야된다고 하시고, 나도 돕겠다고 하고, 깡수기는 어버이날이니 오늘 하루는

일도 접고 쉬셔야 한다고 했지만, 일을 미루면 엄니가 한꺼번에 다 해낼수가 없으시다고 하여서 호미랑 챙겨서

밭으로 총총

 

 

집안에 있을때는 그냥 습도가 약간 높고 찬기운이 느껴졌는데 집밖에 나와서야 알았다

안개가 끼기는 해도 저렇게 온동네를 덮고 산도 덮을정도로 심한일은 잘 없는데 약간 공포심마저 느끼게 할 정도다.

 

깡수니는 일본 쓰나미를 떠올리며 겁을 먹고 왔다리 갔다리 하더니 집에 주무시고 계신 아버지를 못 모시고 온것을 걱정하고...ㅎ

엄마가 심다가 남겨놓은 콩을 마저 심어야 하는데 겁먹고 왔다갔다가 신랑한테 전화했다가 난리친다고 콩심는거는 꿈도 못꾸는것 같다.

 

 

고추묘종 한포기 350원짜리는 통통하고 키도 큰데 울 엄니는 150원짜리 고추묘종을 심으셨단다.

하긴 요렇게 작은걸로 심어도 작년에 엄마집 고추농사가 최고였다니 이번에도 엄마를 믿어본다 ^^

 

 

노란콩이 아니고 빨간콩이다. ^^

약품처리를 하지 않고 밭에 콩씨를 심어두면 까치들이 콩을 다 뽑아 먹어버려서 작년에도 몇 번 이나 콩을 다시 심고는 했다

옛날 옛적에 아이들 젖을 뗄때는 빨간색 아까징끼를 발라 놓으면 아이가 엄마찌찌에 입을 대지 않는것처럼

노란콩에 약품처리를 하여 빨간콩으로 만들어 심어두면 까치들이 콩에 입을 대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빨간콩으로 심었지만  씨를 속일수가 없듯이 나중에는 노란 메주콩을 수확하게 된다.

 

 

엄마와 밭에 앉아 풀도 뽑고 콩도 심고...

평생을 궂은일만 하시고도 인내하며 살아오시고, 연세 드셨어도 그 부지런함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 철인처럼 강인하신 우리엄마

이제는 움직이실때마다 허리도 아프고 피로함을 호소하시니 가슴이 아프다 ㅠ.ㅠ

 

 

밭 한귀퉁이에는 엄마의 사랑을 받고 예쁘게 자라고 있는 상추

 

 

작년 여름에 엄마 얼굴 타실까봐 사다준 모자인데 빌려쓰고 열심히 일하는 중 ㅎ

난 논이나 밭에 있을때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울 엄니의 허리는 굽어지시고...

 

 

우리 엄마가 키우신 무공해 채소에요~ 상추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깡수기

상추가 장미꽃 만큼 아름답게 보이네..ㅎ

 

 

아직도 유채꽃이 피어 있다

 

 

바로 옆집밭에 있는 혈액을 보하는 대표적인 약재인 당귀가 해마다 이만큼만 있다.

어린 잎들을 떼어서 고기에 싸먹으면 특이한 향과 알싸하게 쓴맛이 잃어버린 식욕을 살려준다

 

나도 시간나면 당귀장아찌나 좀 담아볼까...ㅎ

작년에는 많이 담았으나 주고 싶은사람들 조금씩 주고 나니 금방 크다란 통이 텅 비었다.

올해도 넉넉하게 담아서 나눠 먹어야지..

 

 

해안가쪽으로만 쌓이던 안개가 우리가 있는 자리까지 덮친다.

자욱한 안개속에 경운기 색깔이 점점 희미해져 간다.

 

 

논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것 같다.

깡수기 말로 온천 이라고 ...ㅎ

 

 

엄마와 깡수기의 다정한 모습

한쪽손에는 호미를 한쪽손에는 우리에게 줄 채소들이 들어있다.

 

 

눌차마을이 통째로 안개속에 사라져 버렸다

 

 

콩이 올라오고 있는중..

드문드문 없는 자리는 못된 까치녀석들이 벌써 다 빼먹은 자리다.

겉만 멀쩡해가지고 정말 나쁜 까치놈들..

 

 

작년에 떨어진 씨가 저절로 자라서 많이 핀 깨순을 보며 이걸 풀이라고 해야하나 나물이라고 해야하나 고민중인 깡수기 ^^

 

 

결국 나에게 물어보길래 나물이니까 예쁘게 캐어주면 언니가 해먹는다고  했더니 한소쿠리나 캐어준다 ㅎ

 

 

집에 혼자 계신다고 깡수기가 걱정했는데 아버지께서 오토바이를 타고 밭에 오셔서 깡수기 걱정 한가지가 줄었다 ㅎ

우리 주실려고 부추를 자르고 계시는중 ^^*

부추의 효능은 양기를 북돋우고, 장기를 튼튼히 하며, 어혈과 독을 풀어주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도 "부추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위의 열을 없애며 허약함을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주고

가슴속 열을 풀어준다고 하며, 발암물질의 독성을 제거하는 해독효소를 활성화 시켜주어서 각종 암에 대한 억제 효능이 있으니

많이 먹으면 좋다고 하니 아버지가 주실때마다 감사한 마음으로...

 

 

안개구름과 작은섬과, 멀리로 보이는 양식장과 마을...눌차의 산이 없으니 왠지 허전해 보인다.

 

 

정말 보기드문 장면이다

이렇게 구름산이 생기는 날엔 며칠안에 큰 비가 내렸다고 한다.

일기예보에도 월요일엔 큰비가 온다고 해서 엄마랑 심으려고 했던 깨씨도 포기..

 

 

잠시 신기한 구름에 이리저리 사진도 찍어보고

 

 

작업이 끝났으니 이제 또 부산 집으로 가야할시간

 

 

마을로 내려오며 보니 구름이 조금씩 흩어지고 있다

 

 

이곳은 깨씨를 심을 자리

 

 

여긴 엄마가 께씨를 심어 놓으신곳..

 

 

언니야~! 집에 가자`~^^*

손흔들며 환하게 웃는 깡수기는 불혹이 되었지만 언제봐도 귀엽다.

 

 

길가에 한무더기 사랑초가 피고 있는중 ..

 

 

텃밭을 보면 시골에서 살고 싶어진다.. 뱀이 나올까봐 무섭긴 하지만 ..^^

 

 

하얗고 예쁜꽃마음 닮아보던 날,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부모님이 손에 쥐어주신 사랑이 가득든 보따리 들고 집으로 총총

 

행복했던 하루였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