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교수님외 공부하시는분들과 함께 산청 약초박물관과 약초축제,
그리고 진주 반성수목원에 가는바람에 다음날 아침 일곱시에 엄마집을 향해
총총 걸음을 걷는다.
직접 캔 쑥으로 만든 쑥떡과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담배 한 보루와 믹서커피도 한봉지 챙기고
지난번 생일에 친구가 택배로 보내준 사과 3개만 챙겨서 베낭에 넣고 짊어지니 한짐이다. ㅋ
저멀리 내고향 가덕도가 보이자 가슴이 설레인다..
집에서 지하철타고 하단가서 58번타고 가덕도 선창에 도착하니
아버지가 오토바이와 함께 대기중이시다.
*
*
우리집에서 엄마집까지 지하철타고 버스타고 딱 두시간 걸렸다.^^*
하단에서 58번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더 자주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고 엄마와 눈 마주치고 포옹한번 하고 전날와서 있는 막내동생과도 잠시 수다를 떨고나서
바로 마당 한켠에 있는 작은꽃밭에 꽃들을 보러 나갔다. 하늘매발톱..그리고 함박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 있었다.
철죽도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했다. 색이 너무 곱다.
엄나무와 나리꽃
오이묘종도 예쁘게 자라나 있고 오른쪽 화분엔 삽주도 보인다.
이것은 도라지와 나리꽃
이것은 더덕
막내여동생이 작년에 심어놓은 블루베리도 있다.
내가 어릴적만 해도 마당이 넓고 장독대위에는 큰 감나무도 있고 화단도 넓어서
백합꽃과 함박꽃 그리고 장미가 너무 예쁘게 피어 있었는데....
80년도에 아버지가 찻집을 운영하시면서 마당에다가 찻집을 만드시는 바람에 화단이 좁아졌다.
그래도...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소담스럽게 피어있는꽃들이 아름답다.
꽃을 좋아하시는 두분은 이 작은 마당에 온갖꽃들을 심어 놓으신다.
엄마가 준비해놓으신 아침밥...
미역국에 정말 맛있게 졸인 숭어조림, 돌나물김치등으로 밥 한공기 가득담아 게눈감추듯 먹어치우고
설거지하고 들어와서 막내동생이 타주는 커피한잔씩 먹고 전날 약속한대로 밭에 깨를 심으러 가는길...
외딴집에 낮은 담장너머로 멍멍이가 쳐다본다. ㅋ
사과밭 옆에서 둘이 몰래 사랑하다가 들켜버린 나비들
옆에 다가가 사진을 찍어도 너무 열심히 사랑을 나누는 중이라 도망도 못가고 그만 몰카에 딱 걸렸다 ㅋ
깡슈기가 디카를 들이대며 우리 둘이서 나비들을 깔깔웃었더니 시끄럽던지
저쪽으로 날아가는데 둘이서 붙어서 날아갔다 ㅋㅋ
얼마나 사랑하면 함께 붙어서 날아갈까..
몰카 찍어서 미안타...ㅎ
멋진 나비 한쌍에게 신의 보호가 있기를...^^*
봄도 봄같지 않던 올 봄.
섬에 오니까 나비도 날으고 벌도 나르고...여기와서야 봄을 실감한다.
민들레도 예쁘게 피어있고 광대나물도 예쁘다.
더 넓은 자연꽃밭에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고 고요한 저수지도 옆에서 보면 운치있다.
섬에서 살때는 늘 보아왔기에 소중한것도 모르겠더니 떠나오고 보니 지난 모든것들이 세삼 소중해진다.
부모님께서 정성들여 가꾸고 계신 고추밭이다.
밭갈고 퇴비깔고 고추묘종심고 쓰러지지 않게 대를 세우고 비료하고...얼마나 힘드셨을까....
일흔 다섯살 두분께는 너무나 벅찬 일이셨을텐데...
내 즐기기에 바빠 미처 신경 못쓴일에 마음이 잠시 무겁다.
담에 풀 뽑을땐 꼭 도와드리러 가야지 다시한번 다짐 해본다.
바로 아래에는 깨를 심고 저어기~~저 위에 밭에는 콩을 심어야 한다
논이 참 길게도 생겼다 ㅎ
미리 비닐을 깔아놓은곳에 호미로 구멍을 조금 뚫고 흙을 살살 얕게 파내어 콩씨를 넣어두면 이렇게 싹이난다.
너무 깊게 호미질을 해도 싹이 잘 올라오지 않으니 가볍게 심는다.
논에다 밭작물을 처음 심는데 땅 고르기를 해도 흙이 약간 거칠다.
여기에는 깨를 심는다.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엄마가 일을 너무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니 힘이나서 더욱 일이 잘 된다 ^^*
엄마가 "니 따라갈라니 완전 죽겠네" 하셨다 ㅋㅋ
엄마와 한골씩 차고 앉아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새벽 세시반에서 네시쯤이면
삼십분길 걸어서 굴껍질 끼우러 가셔서 해가지고 늦게 돌아오시는데
그렇게 일하시면 하루에 삼만오천원에서 사만원정도를 버신다는 말씀도 하시고....
큰동생이 엄마 돈 그렇게 많이 벌어서 다 어디다가 넣어두셨냐고 놀린다는 말씀도 하시고
엄마가 버신돈은 고스란히 아버지께 드려서 바쁜 엄마대신에 아버지가 공과금도 납부하시고
돈관리를 해주신다는 말씀도 하시고, 아버지가 잘해주신다며
살다보면 가끔 화가나기도 했지만 결혼한거에 대해 후회하신적 없다는 말씀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일이 거의 끝나고 나니 허리가 아프다. ㅋㅋ
내 허리가 아프니 일흔 다섯 울 엄마 허리는 얼마나 아프실까 가슴이 짠해지는데...
갑자기 아미주 오라버니께서 엄마를 업어주고 오라시던 글이 생각나서 엄마를 업어드린다고 하니
싫지않으신지 하하 웃으시며 등에 업히신다.
나보다 3센티쯤 작은 울엄마 너무 가벼우셔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평생 일만 해오시며 오직 자식들만 생각하시는 천사표 울엄마ㅠ.ㅠ
모든것에 빠지지 않는 가덕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일등엄마시다...
내 나이 쉰...
엄마를 등에 처음 업고 밭고랑을 따라 저쪽으로 걸어가니 아래쪽에 밭에서
앞집 아저씨 아줌마와 아들이 쳐다본다 ㅋ
엄마는 계속 소리내어 웃으시면서 앞쪽집 사람들이 쳐다본다며
부끄럽다면서도 싫지않으신듯 계속 웃으시는데 정말 엄마가 내 등에 업혀서 마냥 즐기시는 듯하다 ㅋ
앞쪽에서는 디카를 들고 열심히 담고 있는 막내동생 깡슈기 ~
깡슈기의 요청에 만세를 하며 즐거워 하시는 엄마 웃음소리에 나도 깡슈기도 즐겁다.
엄마~! 다음에 또 업어드릴께요 ~~~^^*
내일은 큰 아들 오면 또 업어달라 하이소~~ㅋ
뒷집 아줌마가 떼어 먹으라 하여서 당귀잎 따는중 ㅎ
막내는 당귀향에 취한듯 하다 ㅋ
나도 열심히딴다. 얼마전 당귀 한 박스에 만 이천원 주고 샀는데..
이거 다 떼어서 장아찌 담고 싶다 ㅋ
이걸로 돼지고기 두루치기해서 상추랑 당귀잎넣고 쌈 사먹으면 정말 맛있는거 다 아실랑가...ㅎ
어릴 적에 오월말쯤되면 온통 들녘이 보리밭으로 노랬었는데 이젠 보리밭 보는것도 어렵다.
허수아비 진선미 중에 나는 어디에 해당될까? ㅋ
아마도 꽁보리 아지매 진이.....ㅋ
봄꽃은 이렇게 앞 다투어 피어나는데 요럴땐 좋은사람과 손잡고 데이트나 하면 좋을건데
어영부영 봄날이 다 가고 있는것만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집에와서 잠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엄마와 내가 씨를 심을동안 깡슈기와 아버지는 낚시를 갔는데 요즘은 고기가 잘 안 잡힌다고
고동을 잡아와서 바로 삶아서 냠냠 입속으로 직행 ㅋ
점심먹고 나서 다시 감나무밭에 올라왔다.
호두나무가 못본사이 더 많이 큰 것 같다
감나무 밭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언제봐도 친정집 만큼이나 평화롭고 아름답다.
돌나물 자르는것도 기술이다 ㅋ
아버지께서 가위로 이발하듯 어찌나 빨리 자르시는지 완전 선수시다 ^^*
열심히 자른다. 이거 가져가서 돌미나리 넣고 돌나물김치 만들어서 고추장에 빡빡된장 끓여서
비벼 먹을생각하니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 ㅎ
이건 인삼
사과꽃이 피어있으면 정말 이쁠텐데 이제 사과꽃이 다 떨어지고 없다
마지막 지고 있는 꽃 앞에서 한 컷
감나무밭 뒤로는 산이 보이고
멀리 오른쪽 끝으로 다대포가 보인다.
얼마전 다대포에 사진찍으러 가서 가덕도 볼때 기분이랑 또 다른 무엇이 있다
작년에 새로 심어놓은 것들 왼쪽은 이름을 까먹었고 오른쪽은 자두나무인가...
무화과나무와 석류나무
살구나무와 배나무
호박과 익모초
매실나무와 대추나무
이것들이 한 십년뒤면 제법 자라있을것 같다.
밭 중앙에 자리잡고 계신 우리 외할머니는 참 행복하실것 같다..
우리도 훗날 거가대교로 지나 거제도를 갈 때 이곳을 멀리로 내려다보며
저곳이 우리엄마집 작은 과수원이야 하고 지날생각에 마음이 흐뭇해진다. ^^
동생은 묘목을 제법 심어 놓았다고 자랑한다. 나도 묘목을 사다가 심어놓으면
아버지가 앞으로 나무에 우리 이름을 걸어주신다고 하셨다
아버지가 부추를 가득베어 오셨고 이번엔 돌나물김치에 들어갈 재료 미나리를 캐러 왔다.
이곳은 큰어머니 밭 ㅋㅋ
이제 구경도 실컷하고 미나리와 돌나물 부추도 챙겼으니 마지막 남은 콩심기 작업 다시 시작 ㅎ
일 끝내고 집으로 가는길에..돌틈에 피어 있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집에도착하여 씻고 저녁밥 준비가 시작된다.
나는 상추랑 당귀잎 씻고 엄마는 숭어조림과 반찬담당
완전 싱싱한 숭어 바로 잡아서 냉동실에 둔거 꺼내어 잠시 해동시켜 놓은거 깡슈기가 능숙한 손놀림을 썰고
둥그레 밥상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식사시간 정겨웠다.
이제 부터는 집에 가져갈거 챙기느라 각자 바쁘다.ㅋ
엄마는 더욱 바쁘시고 ...
왼쪽은 숭어회 먹을수 있는것이고, 오른쪽것은 숭어회 반쯤 말린건데 졸이거나 쪄서 먹는것인데
양이 엄청 많고 무겁다.. 요걸 어떻게 들고가지 하면서도 챙기고 ㅋ
이건 부모님이 바지락 한 자루 사셔서 직접 까신거 두봉지 얻고
이것도 돌덩이 처럼 무겁다..
돌나물과 된장도 챙기고 ..^^
이거 다 내가 집에 가져온것 ....베낭에 매고 손에 들고
오다가 가라앉을뻔 했다.
사진이라 작게 보이지만 엄청 많다.
내가 힘이쎄서 다행이지.. 왠만하면 줘도 못 가져갈 양이다.
집에와서 풀어헤쳐 놓으니 엄두가 안 난다.
또 마늘쫑 장아찌 담아야하고 부추김치에 돌나물김치 담아야 하니
에고에고~ ㅎㅎ
그러나 부모님께서 직접 무공해 재배하여 주신것들이니
전잎 하나 생기기전에 빨리 손질하여 맛있게 만들어야지...
*
*
집에 잘 도착했다고 엄마한테 전화드렸더니
" 니 혹시 아부지 신발 신고 갔나?" 하신다 ㅋㅋ
사실을 알고 보니 깡슈기가 아버지 슬리퍼를 신고 차를 탔다 ㅋㅋ
우리는 제부하고 셋이 섬에서 나올때 깡슈기가
"이런 ! 엄마 몸빼를 입고 왔네" 해서 엄마 몸빼만 입고 온줄 알았는데
아버지 신발 까지 신고 갔던 것이다.ㅋ
자기집 현관문 열고 들어서니까 제부가 "니 아부지 신 신고 왔네~ "
해서 알았다나 우쨌다나 ㅎㅎ
아무튼 깡슈기는 자주 섬에 들어가지만 또 신발하고 몸빼가져다 주러
가덕에 조만간 또 들어갈 것 같다.
나도 담에는 일부러 몸빼라도 입고 나와야겠다.
그래야 또 갈 수 있으니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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