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는대로

부산역 주변에 맛있는 음식점 본가 굴국밥 콩나물국밥

심일행 2010. 4. 3. 11:03

 

 4월2일 금요일

연일 비가 내리더니 모처럼 화창하게 개인 날

하늘색곱고 햇살은 따뜻하다.

 

등기를 전해드리려고 초량에 가던길에 시간이 어중간하여  음료수 한 박스를 사들고

나와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진  부산역 근처" 본가 굴국밥"집에 가보기로 했다.

  

  

 

부 산역 아리랑 관광호텔 반대편 쪽으로 보면 광장호텔이 보인다.  

 중간 길인 부산은행이 있는 빌딩과 오른쪽 광장호텔 빌딩 사이로 쭉 가다가보면

작은 사거리가 나오고 "이조설렁탕"과 "서울깍두기"집이 보인다.

서울깍두기집에서 두어집 지나면  "본가 굴국밥"집이 나온다.

 

지하철로 갈때는 12번 출구로 올라가서 서면쪽으로 조금 가면 토지공사가 보이는데 그 사잇길로

들어서면 서울깎두기가 보이고 좌측으로 보면 본가 굴국밥 노란색 간판이 보인다.

  

       

 

출입문 사진을 찍는데 가슴이 뭉클해져온다.

이 가게와 인연을 맺게 된 지도 어느새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많은 추억을 남긴 이곳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곳이다.

 

매미태풍이 와서 섬마을을 휩쓸었던 20003년...우리 쌍둥이들이 고3이었고

그해는 살아오는동안 내게 가장 힘든 한해 였던것 같다.

고단하고 마음도 힘든삶을 견뎌내기 못하고 병까지 얻어 날마다 죽고 싶었던 그때

몇 년간 하던 가게를 접고 처음으로 남의가게에 일하러 갔던곳이 이곳이다.

 

모 회사 지점장님으로 계시다가 발빠른 정보로 굴국밥집을 차렸을때 그때는 부산에 굴국밥집이 거의 없었다. 

개업을 하고 얼마나 지나지 않아서 그때 막 개통한 ktx승무원들이 최고단골 손님이었고

기장님하고도 친해져서 친구처럼 지내기도 하고 맛있는것도 사다 주시기도 하고

양파를 썰고 미역을 썰면서 식사하러 오신분과 함께 시를 읊기도 하고 팝송을 부르기도 했었다.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손님은 늘어나고 멀리 서울에서 찾아 오시는분들도 있었다.

날마다 점심때면 가게가 북적거리며 줄을 서 있었고 나중엔 방송국에서 촬영도 나오기도 했다.

*

*

*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오래된 이모가 "아! 가덕도 이모! "하고 반갑게 맞이해준다.

예고없는 방문에 주방에서도 사장님이 나와 늘 그 환한 눈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주고

일년에 한번을 봐도 친구처럼 가족처럼 편안하니 마치 친정집에 온것처럼 편안해진다.

 

사실 나는 이곳 본가 굴국밥집에서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가덕도 이모" 이다

이곳 음식점에 취직을 하면 가덕도 이모가 어떤사람이었는지 모두 알게된다. ㅎ

사장님 창업을 도운어머니(사장님장모)와 함께 나 역시 자타가 인정하던 일등공신이었기에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나는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이곳에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른다.

나는 본가 굴국밥집 어머니를 사랑하고 사장님도 사랑한다.

남남끼리 만났지만 가족이라 생각하며 산다. 

 

7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몇 년 사이 수십개나 되던 굴국밥집들이 거의 무너졌는데

아직까지 잘 운영해 나가시는 사장님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카운터 의자에 가방을 올려놓고 디카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니 맨 먼저 메뉴판이 눈에 들어온다.

 7년전 그 변함없는 메뉴판이 반갑기만 하다.

사장님표 굴전골, 민주표 골뱅이무침 정말 인기짱이었는데...^^

 

본가 비빔밥도 눈에 들어온다.

비수기철에 손님이 조금 적어서 머리를 짜내어 비빔밥도 팔자고 사장님을 꼬시어

나의 전문이었던 비빔밥을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비빔밥을 팔고 있는것을 보니

굴 전문점이라 굴만을 고집했던 사장님을 잘 설득했던일이 잘한일이라 생각이 된다.

 

      

 

이 가게는 7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것이 하나도 없다.

왼쪽사진 오른쪽 구석자리에 어느봄날 나를 찾아온 손님도 잊을수가 없다.

앞치마 입고 부끄럽게 앉아있던 내 모습도...

 

오른쪽은 따로 조용한곳에 16명정도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방이다.

일명 특실 이라는 청수방인데 일식집처럼 발을 바닥에 내려 놓을 수 있다.

바깥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독방처럼 조용한 곳이라 작은모임을 하면 좋은곳...

 

이 가게에 모든것이 낡았다.  

오래된 낡은 에어컨도 그대로고 냉장고도 그대로고 변한게 있다면 온장고 뿐...

 그래서 멋진집을 생각하며 이곳을 찾는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그러나 크고 화려하지 않지만 이곳의 음식만큼은 믿고 드셔도 된다.

 

40대후반 키가 훤칠하시고 눈웃음이 인상적인 최사장님은 음식 하나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깔끔 그 자체다.

주방도 직접 챙긴다. 다른사람은 못 느낄만큼 약간만 맛이 이상해도 모조리 싹 다버리고 마는 성격이다.

굴도 아침마다 배달되어 그날 다 소비시킨다.

예전에 굴이 아침에 도착하면 혹시라도 상한 굴이 있나싶어서 선별하는데

그때 내가 남들하고 비교 안 될 만큼 선별을 잘 하였는데 그게 다 섬출신덕이었던것 같다

 

      

 

바쁜 점심시간 직전이다.

이곳에서는 점심때 미리 상에 이렇게 차려놓는다.

그래야 손님이 오셨을때 복잡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 조용할때 먼저 먹기로 했다.

부추와 봄동으로 새콤달콤하게 무친 인기짱이었던 겉절이는 여전히 옛날 그맛 

깍두기맛도 예전맛이다.

 

예전엔 손님이 많아서 깎두기 담을때마다  무를 80개에서 100쯤 썰었는데 새벽부터 달려가

어머니(사장님 장모)랑 커다란 네모칼로 무우쓴다고 정신없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때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나도 뜰 수 있었는데 아깝다 ㅋㅋ

 

      

 

굴국밥을 먹을까 콩나물국밥을 먹을까 고민...

두가지 다 먹고싶은데...결국 굴국밥 시키고...

 

몸이아파 이곳을 그만둔 후 길을 지나가다가도 굴국밥가게만 보면 들어가서 먹어보았지만

그저 그랬는데, 역시 이곳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오랫만에 굴국밥 먹어보니 딱 예전에 그 맛이라 기분이 좋았다.

굴국밥 하면 그냥 굴 많이 넣고 끓이면 이맛이 나겠지 하시겠지만 그렇게 말씀 하신다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ㅎ

특별히 만든 다싯물을 이용하여 만든 음식이라 깊은맛이 나는 것이다.

 *

 *

 *

사느라 정신없던 세월

이제 지천명에 들어서니 모든것이 안정권에 들어선다

그러다보니 그리웠던 옛일들을 떠 올리게도 되고

특히 이곳에서의 추억은 너무나 많아 항상 그리워했던 곳이다.

 

손님들에게도 인기짱이고 사장님과 어머니한테도 인정받던 시절

손님들도 모두 예뻐해주신덕에 즐겁게 일했던것 같다.

 

생일날이면 사장님 부부가 일하는 이모들에게 직접 케잌도 사주시고

부산역 근처 바람쐬고 오는길엔 떡볶이도 사다주셨다.

이틀어 멀다하고 군것질해서 어머니 한테 혼난일도 재밌는 추억거리다.

 

사장님이 카운터에 노트북도 가져다 놓아서 한가한 시간 다른이모들 졸고 있을때 나는 카운터에 앉아 컴 하고 놀고

어머니께 인터넷 고스톱도 가르켜 드려서 어머니가 고스톱 머니를 많이 따신날에는

어머니 꼬셔서 호떡도 사먹고 하던 그시절이 지나고 보니 참 행복했던것 같다.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에 따뜻한 분들을 만나서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어머니는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오직 자식만 생각하라고 힘을실어 주시던 분...

그때 그 따뜻한분들이 없었더라면 어쩌면 지금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날마다 일탈을 꿈꾸었고 죽음을 생각했으니까...

 

부자는 아니지만 세상에서 가장 마음이 편한 상태의 지금 나는 행복하다.

그분들이 따뜻하게 대해주셨기에 잘 이겨내고 살아왔고 지금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감사해하며....

앞으로는 정말 자주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열심히 굴국밥을 먹었다.

 

 

         

 

12시 5분쯤 되자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다음에 또 온다는 약속을 하고 가게를 나왔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한다.

참고로 굴은 우유빛 속살에 검은 테두리가 선명한것이 선선도가 극상

자주 먹으면 남자에겐 정력에좋고, 여자에겐 피부에 좋다고 한다.

 나도 그땐 굴을 많이 먹어서 그랬는지 피부가 좋은편이었는데

지금은 피부가 맛이 간것이...ㅠ.ㅠ

 

아무튼 굴이 몸에 좋다는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피로와 숙취에 쌓이신분들은 이곳을 한 번 가셔서 굴국밥이나 콩나물국밥 한 그릇 드시면

속이 확 풀어지실 것이다.

 

본가 굴국밥 강추 합니다~!!!

 

본가 굴국밥집 전화번호 466-6229

사장님한테 가덕도 이모 소개로 왔다고 하면 굴 한마리가 더 들었을지도..ㅋㅋ

 

 

돌아오는 길에 부산역 다시 가보니 새롭게 단장되어 있다.

 

 

 돈 많이 들여서 만든 분수대

저곳에 물기둥이 솟아 오르면 장관이겠다.

 

 

      

 

 

 새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줄 알고 자세히 보니 비둘기다 ㅎㅎ

 

        

 

따뜻한 봄 햇살을 쪼이는 비둘기들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겹 동백꽃...

이제 동백꽃이 눈물 처럼 뚝뚝뚝 떨어지는 시기다.

도로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동백꽃....

퇴색되어 가는 꽃잎이 보기에 안쓰럽다.

잘가...

  

 

         

 

잠시 원두 커피 한 잔 마시며 생각에 잠겼다가

분슈쇼 보러 다시와서 콩나물국밥도 먹어야지 하는 생각하며 부산역을 떠났다.

 

볼일을 다 보고 회사에 돌아와서

가게에서 가져온 굴파전을 꺼내 놓으니 동료들이 우루루 몰리고

금방 파전은 파닥이 났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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